OSI 7계층

컴퓨터 두 대가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은 사실 굉장히 복잡하다. 이 복잡한 과정을 "역할별로 7단계로 나눠서 정리해둔 것"이 바로 OSI 7계층이다. 각 계층은 자기 역할만 딱 담당하고,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. 택배가 집하장, 물류센터, 배송기사를 거쳐 전달되는 것처럼, 데이터도 이 7개의 단계를 거쳐 상대방에게 전달된다.
7계층을 하나씩 쉽게 보면
아래로 갈수록 "더 물리적인" 영역이고, 위로 갈수록 "우리 눈에 보이는"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.
1계층 — Physical Layer (물리 계층)

전기 신호나 빛 신호로 데이터를 실제로 실어 나르는 가장 밑바닥 단계다.
랜선, 광케이블, 허브 같은 게 여기 속한다. "0과 1을 전기신호로 어떻게 실어 보내는가"만 신경 쓴다.
2계층 — Data Link Layer (데이터링크 계층)

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기기들끼리 데이터를 주고받게 해주는 단계다. 대표 장비는 스위치이고, 각 기기를 구분하는 고유 번호인 MAC 주소를 여기서 사용한다. "바로 옆 동네(같은 네트워크) 안에서 누구한테 보낼지"를 처리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.
3계층 — Network Layer (네트워크 계층)

서로 다른 네트워크에 있는 컴퓨터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길을 찾아주는 단계다. 대표 장비는 라우터, 대표 프로토콜은 IP다.
우리가 흔히 아는 IP 주소(예: 192.168.0.1)가 바로 이 계층에서 쓰인다. 택배로 치면 "어느 지역, 어느 물류센터를 거쳐서 보낼지" 경로를 정하는 단계다.
4계층 — Transport Layer (전송 계층)

데이터를 "제대로, 순서대로" 보낼지 아니면 "빠르게, 대충" 보낼지를 결정하는 단계다. 대표 프로토콜이 TCP와 UDP다.
- TCP: 상대방과 확실히 연결됐는지 확인하고, 순서와 도착 여부까지 보장한다. 대신 그만큼 느리다.
- UDP: 확인 절차 없이 그냥 빠르게 보낸다. 대신 중간에 데이터가 빠질 수도 있다.
5계층 — 세션 계층

두 컴퓨터 사이의 "대화 하나"를 시작하고 유지하고 끝내는 역할을 한다. 예를 들어 로그인해서 로그아웃할 때까지의 접속 상태를 관리하는 것과 비슷하다.
6계층 — 표현 계층

데이터를 상대방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주는 단계다. 문자 인코딩(UTF-8 등), 암호화, 압축 같은 작업이 여기서 이뤄진다. "같은 내용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꿔주는" 통역사 역할이다.
7계층 — 응용 계층

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맞닿아 있는 가장 위 단계다. 웹 브라우징에 쓰는 HTTP, 이메일에 쓰는 SMTP, 파일 전송에 쓰는 FTP 같은 프로토콜이 여기 속한다. 사용자가 직접 체감하는 유일한 계층이라고 보면 된다.
표로 한눈에 정리
| Layer | 이름 | 대표 장비 / 프로토콜 | 하는 일 |
| 7 | 응용 | HTTP, FTP, SMTP | 사용자가 직접 쓰는 프로그램 |
| 6 | 표현 | 인코딩, 암호화, 압축 | 데이터 형식 변환 |
| 5 | 세션 | 세션 관리 | 대화의 시작과 끝 관리 |
| 4 | 전송 | TCP, UDP | 신뢰성 있게 vs 빠르게 |
| 3 | 네트워크 | 라우터, IP | 어느 경로로 보낼지 |
| 2 | 데이터링크 | 스위치, MAC 주소 | 같은 네트워크 안 전달 |
| 1 | 물리 | 랜선, 허브 | 전기/빛 신호로 전송 |
왜 이걸 나눠서 봐야 할까?
계층을 나눠서 이해하면 좋은 점은, 문제가 생겼을 때 "어느 계층에서 문제가 생긴 건지" 짚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. 예를 들어 인터넷이 안 될 때 "랜선이 빠졌나(1계층)", "IP 설정이 잘못됐나(3계층)", "웹사이트 자체 문제인가(7계층)"처럼 단계별로 원인을 좁혀갈 수 있다.
면접에서도 이 계층 구조를 묻는 이유가 여기 있다. 단순 암기가 아니라, "네트워크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계층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아는가"를 보는 질문이기 때문이다.
정리

OSI 7계층은 결국 "데이터가 한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넘어가는 과정을 역할별로 쪼개놓은 것"이다.
아래(물리)로 갈수록 하드웨어에 가깝고, 위(응용)로 갈수록 우리 눈에 보이는 프로그램에 가깝다. 특히 네트워크 계층(라우터/IP)과 전송 계층(TCP/UDP)은 실무에서도 가장 자주 언급되는 두 계층이니 꼭 짝지어 기억해두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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